심리와 철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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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적 관점에서 본 불안의 이유

실존철학자들중 하이데거와 키에르케고르는 
존재의 진실을 자각하게 해 주는 감정 중 특히 불안에 대해 강조한다. 
우리가 자유롭게 선택하는 존재라는 사실이 깊은 공포와 불안의 감정을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키에르케고르는 '불안은 자유 속에 잠재되어 있다'라고 하였다. 
그는 우리가 자유롭다는 것을 깨달을 수록, 자유롭게 행동할 수록 더욱 더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고 생각했다.



왜 그럴까? 그것은 '대안'이 배제되기 때문이다. 
내가 자유롭게 하나를 선택하면 선택하지 않은 하나는 버려지게 된다.
그렇다면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이 더 나을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고 
우리는 이 가능성을 잃어버리게 되는것이다.



사르트르는 이러한 선택들이 매우 중요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그 이유는  우리는 자신을 위해서도 선택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선택하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학교 선생님이지만 이 직업을 그만두고 싶다고 한다면
이 결정의 과정에는 배우자와 자녀는 물론 동료와 나의 학생들도 연관되어 있고
나는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해 나 자신 뿐만아니라 그에 연관된 모든 이들에게 책임을 져야 하는것이다.
그래서 사르트르는 자유로운 존재란 것은 축복이라기보다 형벌이라고까지 묘사하기도 했다.



실존적 관점에서 불안을 가중시키는 것은 선택에서 확실한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사르트르는 인간에게는 확실히 고정된 정체성도 없고,
자신을 이끌어 줄만한 의미도 주어져 있지 않으며 
잘못한 선택에 대해 원망할 대상도 없다고 하였다.
이것은 정글이나 사막에 이정표도 지도도 없이 버려져
스스로 길을 찾도록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하이데거는 존재의 근본적인 불안은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이정표와 지도가 
단지 사회적으로 동의된 관습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온다고 하였다.
이 섬광같은 두려움으로 우리가 평소에 의미 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근원적으로는 의미가 없고 다른 것으로 바뀔 수도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존재하는 세상이 단지 극장 무대에 불과하고, 
우리는 그 중 일부분을 맡아 연기하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과 같다.



실존철학에서는 자유와 공허 뿐 아니라, 
죽음과 기회 같이 우리가 어떻게 할 수없는 한계상황에 맞닥뜨려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 또한 불안을 가져오는 요소라고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는 한계가 있어 선택에 제한이 따르며
영원히 살수 없는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우리의 삶이 끝난다는 사실
우리가 無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때때로 자각하게 하는 것도 불안을 야기시키는 큰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Mick Cooper '실존치료' 중에서>


                    - 상담사 김 상 희 -